손이 어는 것도 추억이지 (2022.12.08.)
"올해는 어땠어요?" 어제 만난 오후서재 책방지기 지수님이 내게 물었다. 나는 "올해요? 엉망이었죠"라고 답했다.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대답에 서로 놀랐다. 나의 단호한 '엉망 선언'에 놀랐고, 이윽고 웃음이 터져나왔다. 엉망이란 단어를 검색해보니 "일이나 사물이 헝클어져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결딴이 나거나 어수선한 상태"라고 한다. 사실 내 인생이 엉망이 된 건 몇 년 전부터다.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찾아왔고, 나는 버티고 버티다가 주저앉아버렸다. 놀랍게도 주저앉고 보니 마냥 슬픈 일은 아니었다. 여전히 웃음 가득한 순간들이 있었고, 내 곁엔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. 새롭게 발견한 것도 새롭게 느낀 것도 많았다. 엉망이 된 인생도 나의 인생이었다. "손이 어는 것도 추억이지" 리..
간헐적 글쓰기
2022. 12. 8. 22:11